헌팅턴비치 도서관 '마가' 명판 논란
헌팅턴비치 시가 시영 중앙 도서관에 부착하려는 설립 50주년 축하 명판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의 원인은 명판에 새겨진 4개의 단어 맨 앞 글자들을 합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마가(MAGA)’가 되기 때문이다. 명판에 등장하는 단어는 마법 같은(Magical), 매혹적인(Alluring), 활력을 불어넣는(Galvanizing), 모험을 즐기는(Adventurous) 등 4개의 형용사다. 단어들의 맨 앞 대문자 4개를 세로로 읽으면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대선 캠페인에서 사용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의 약자인 MAGA가 된다. 시 커뮤니티·도서관 서비스위원회는 지난 11일 회의에서 축하 명판 부착안을 출석 커미셔너 6명 전원 찬성으로 가결했다. KTLA는 이날 회의에 참석한 이들을 포함, 수백 명이 트럼프 대통령을 떠올리게 하는 명판 제작과 부착에 반대했다고 12일 보도했다. 시 당국의 명판 제작 소식이 알려진 이후 시청엔 ‘마가 명판’에 반대하는 300여 통의 이메일이 쇄도했다. LA타임스는 이날 회의에 수백 명이 참석했으며, 이들 중 40명이 명판 부착 반대 발언을 했고 6명이 찬성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내털리 모저 전 헌팅턴비치 시의원은 명판을 두고 “축하를 가장한 정치적 프로파간다”라고 비판했다. 일부 주민은 7000달러의 혈세를 들여 커뮤니티를 갈라놓는 명판을 도서관에 부착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의견을 냈다. 명판에 적힌 단어들이 시 또는 공공 도서관의 브랜드와 관련이 없을뿐더러 헌팅턴비치 시의 캐치프레이즈 등과도 연관성을 찾아볼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진 패리스 커미셔너는 명판의 ‘마가’는 단순한 우연이라고 해명하면서 “MAGA는 인종차별 발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시의원 7명 전원이 공화당원인 헌팅턴비치 시는 OC에서 가장 보수적인 도시로 꼽힌다. 시의회는 코로나19 관련 마스크 착용과 백신 접종 의무화 금지 결의안, 불체자 비보호 도시 선포안 등을 가결하는 등 최근 수년 동안 가주 정부와 각을 세워왔다. 의회는 오는 18일 명판 부착안을 최종 심의할 예정이다. 임상환 기자헌팅턴비치 도서관 헌팅턴비치 시의원 커뮤니티 도서관 명판 부착